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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따라다니는 물건들이 있다. 뭐 선물받은 악세사리나 고심하고 고심하다 끝내 지른 가전제품 혹은 옷들같은;; 값어치가 나가거나 소중한 추억이 깃든 물건 등을 보물1호로 정하기도 하지만 있는 정 없는 정이 깃든 물건 등도 자신의 보물1호가 되곤 한다. 어떤 녀석들은 처음부터 보물1호가 되기도 하고 어떤 녀석들은 나중에야 정해주기도 한다.

내 경우엔 후자다. 나중에야 요녀석의 가치를 알게 되었고 버리려 해도 내치려 해도 혹은 누굴 주려했는데도 끝내 내게 철썩 붙어 있는 녀석이 있었으니 바로 '밥상'이다. ㅡ,.ㅡ;;; 보물1호가 밥상이라ㅋㅋ 아 요녀석과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니 벌써 이 밥상의 나이는 15살이 다 되었다. 얼마전 집 전체가 이사를 할 때 쓰던 가구들을 모조리 부숴 없애버린 기억이 있다.

옷장이며 또다른 밥상이며 오래되고 자질구레한 가구 등을 이삿짐 업체의 직원이 모두 처리해 주었는데 이사때문에 한 참 바쁜 와중 밖에서 어머니가 급하게 부르신다. "야 이 밥상 어떡해? 부숴?" 순간 나도 모르게 내뱉은 한마디 "안돼!!!!" 정말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이였다. 그도 그럴것이 왠만한 나무로 된 가구들은 다 뚜들겨 부셔버리는 상황이였는데 요 코딱지 만한 밥상은 또 부수지 말라니;; 엄마는 웃었지만 처리해 주던 이삿짐 직원은 의아해 하는 모습이였다. 해서 역시 요 밥상은 이사갈 집으로 딸려오게 되었다.

이사를 마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독립을 위해 또 가족과 헤어지는 마당에 요 밥상녀석을 가지고 또 고민에 빠졌다. 혼자 자취하는데 무슨 밥상에 밥을 먹나;; 싶기도 하고 책상이 하도 크고 넓은지라 왠만한 식사도 책상에서 해결하려 했는데 아 저놈에 밥상이 감정이라도 있는 듯 자꾸 내 신경을 거슬리게 한다. 혼자 독립을 위한 용달차가 도착을 하고 내 짐들을 옮기는 와중에 또 어머니는 질문을 던지신다. "야 이 밥상 어쩔꺼야! 가져가?"ㅋㅋ 잠시 고민에 빠지다가 "가져가!" 해서;; 좁디 좁은 내 자취방 한켠에 저놈에 밥상이 자리를 잡고 있다.

15년전 지방에 잠시 온식구들이 내려 갈 일이 있었다. 처음 아파트에 살아보는 것이였는데 생각보다 집이 컸었다. 이런저런 쓰던 물건을 채워 넣어도 집이 참 썰렁해 보이기에 침대와 식탁 등을 구입하러 온가족이 쇼핑을 나갔는데 안방과 누나방의 가구는 다 골랐다. 근데 내방 가구들을 고를 시점 예상했던 금액이 오바를 해버렸다. 나중에 사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일단 궁여지책으로 상에 앉아 공부(?)라도 해야하니 저놈에 밥상 하나를 구입해 주셨다. 어린 나이에 비록 책상은 아니지만서도 내 상이 있다는 자체가 어찌나 좋던지^^ 그저 첫만남 부터 정이 가는 녀석이였다.

15년이 흐른 지금도 사진처럼 쓸만하게 보이는 이유도 나름 그 때 당시 저 코딱지 만한 녀석의 가격이 비슷한 녀석들 대비 어마어마 했었다. 지금도 기억하는게 그 판매하던 분이 이 상은 정말 좋은 나무로 만들었다는 뭐 요런? 정말 좋은나무로 만든 것은 지금도 인정^^ 뭐 요쪽은 잘 모르겠지만 대략 설명하자면 잡목을 섞어 만든 상이 아닌 통나무로 만든 상인 듯한 느낌? 니스칠도 참 꼼꼼히 잘 되어서 15년이 흐른 지금도 물청소를 해주면 나무가 물을 먹지 않고 금새 말라 아직도 미끌미끌 거린다. 유리도 어찌나 튼튼하고 두꺼운지 아직도 멀쩡ㅋㅋ 이렇게 쓸만하고 정이 깃든 밥상을 어찌 버릴 수 있겠는가?

때론 걷어 차이기도 했고, 내던져지기도 했으며, 몹시 몸이 아프고 우울증(?) 걸린날 혼자 밥해먹는게 어찌나 서럽던지 눈물 찔끔 떨어지는 모습도 함께 했으며 꼴통이지만 나름 책펴고 공부를 했고 수많은 사람과 함께 식사를 한 밥상이며, 잊으려 잊으려해도 헤어지려 헤어지려 해도 이런저런 이유로 끝까지 내 옆에 있는 이 밥상을 혼자 자취를 시작한 시점쯤 내 보물1호로 정했다. 이젠 뭐;; 너무도 정든 녀석이기에 ㅋ 썩어 문드러질때 까지 함께 하겠지만 훗날ㅋ 정말 훗날 내 아들녀석이든 딸아이든 하나 생긴다면 고녀석이 요 작은 밥상 앞에 앉아 공부하는 모습을 본다면 정말 흐뭇하지 않을까?

- 공사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