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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7월 2일은 제가 군에 입대한지 11년째가 되던 날이더군요. 흠;; 저도 나이를 꽤 먹었군요.ㅋ 그리고 어젠 하늘에서 우르르쾅쾅 천둥 번개가 치길래 군대 입대시절 생각과 천둥,번개 생각을 조합해 보니 정말 골때리고 사단 전설로 남게 된 사건이 하나 있어 이렇게 이야기를 전해드려 볼까 합니다. 98년 월드컵이 한창 중일때 좋아하는 축구도 못보고 씩씩~거리며 무더운 여름 군에 입대를 했습니다. 훈련소를 거쳐 후반기 교육을 마치고 OO사단 헌병대에 자대배치를 받았습니다.

입대전 생각은 헌병하면 다림질이나 군화, 바가지 광내는 것만 열중할줄 알았지 운동에 관심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전혀 아니더군요. 역시 군바리는 어떤 보직이던 간에 축구,농구 등 모든 운동을 전투적으로 할 만큼 정말 좋아했습니다.

저희 부대도 마찬가지였구요. 짬밥 딸리는 시절 어찌나 축구를 하고 싶던지 내무실 걸레질하며 고참들이 맘 껏 연병장서 뛰노는 모습만 부럽게 지켜보고 있던 시절이였습니다. 일단 아침 식전인 분들에겐 죄송함을 전해 드립니다.^^

굳이 올릴 필요가 없고 제게 외형적인 모습에 있어 치부이지만, 당시의 생생함을 전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올렸습니다. 아~다시봐도 가슴아픈 제 신체중에 일부이군요;; 제가 지진을 낸 사건은 이러했습니다. 그렇게 고참들 축구하는 모습에 부러워 하며 난 언제 공을 차보나 날만 꼽으며 기다리던 제게 고참 한 분이 다가와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너 볼 좀 차냐?" 드디어 올 것이 왔군요! 군대선 무조건 잘한다고 해야하지만, 다른것도 아닌 축구를 좀 하냐 묻는 것입니다. 다른걸 물어봤어도 "넵!! 전 뭐든지 잘합니다!!"했겠지만, 그토록 하고픈 축구를 잘하냐 물었다 이 말입니다.!! 전 빛의 속도로 "전 축구 정말 잘합니다!!!"하고 외쳤습니다. 고참은 "그래?"그러더니 축구화가 모여 있는 신발장으로 가서 제게 맞는 축구화 하나를 골라 신고 밖으로 나오라는 것이였습니다. 정말 하늘을 날 것 같았죠. 매번 반복되는 걸레질과 청소를 하루쯤 쉴 수 있다는 생각과 그렇게 하고픈 축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대충 축구화 한 켤레 찾아 당장에 신고 역시 빛의 속도로 연병장으로 냉큼 뛰어 나갔습니다.

헉;; 근데 연병장에 뛰어나간 순간 그냥 고참들과 삼삼오오 볼만 차고 놀 줄 알았던 제 예상은 순간 무섭게 바뀐 환경 탓에 겁부터 덜컥 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축구 잘하기로 소문난 수색대대와의 경기였습니다. 수색대는 인원 또한 엄청나서 그 중에 최정예로 선발된 군인이 아니라 말 그대로 축구선수들이였습니다. 수색대와 헌병대의 친선 축구경기에 제가 주전으로 뛰게 된 사건입니다. 어차피 질 경기였고, 게임은 하기로 정해져 있었고 대충 하다 끝낼 목적으로 고참은 제게 "너 볼 잘 찬댔지? 어디 실력 좀 보자"하시며 스트라이커;; 공격수를 맡으라 했습니다. 아~정말 가혹하십니다.ㅠㅠ

그렇게 축구경기는 시작이 되었고 저는 다른거 모르겠고 무조건 미친듯이 뛰기로 작정을 하고 그냥 볼만 쫓아다녔습니다. 정말 태어나서 그렇게 뛰어 본 적도 없지 싶습니다. 짬밥 상태로 보아 군기는 최강이요! 축구 잘한다 허세를 부렸으니 미친듯이 뛰어야지요. 운좋게도 전반전은 제 덕(?)에 0-0으로 끝이 났습니다. 그러면서 고참들은 "오늘 할만한데?"하시는 것이였습니다. 속으로 제 덕인줄 알고 후반전엔 더 열심히 뛰어야겠다 다짐을 했습니다. 그리고 사단의 역사적인 사건과 자연이 만들지 않고 오직 인간 한 명이 만든 재해가 시작되는 순간을 전 사단 장병들이 맛보게 됩니다.

후반전! 매번 헌병대를 능욕하던 수색대의 공격은 운없게도 무의에 그치고 맙니다. 스코어는 계속 0-0으로 흘러가고 있었으며 잘 만 하면 부대창설 역사상 헌병대가 수색대를 이길지도 모르겠다는 희망의 탄성이 여기저기서 흘러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열심히 뛰던 오늘 현재의 공격수인 제게!! 득점의 찬스가 드디어 찾아옵니다. 것도 어이없게도 수색대 수비수들이 현란한 발놀림과 팀웍을 자랑하며 자기 골 진영에서 저를 포함한 헌병대 공격수들을 마치 농락하듯 볼을 돌리다 한명이 삑사리가 나서 골대 바로 앞 10m전방에 공이 제게 흘러오는 상황이였습니다. 수색대도 당황하고;; 득점찬스인 헌병대도 당황하고;; 하늘도 당황하고;; 땅도 당황하고;; 지구도 당황해 하던 순간이였습니다.

하지만, 전 침착했습니다. 공을 향하며 돌진을 시작했고 저와 공 그리고 수색대 골키퍼의 거리는 5m!! 머리 굴려 빈 곳에 밀어 넣기만 해도 득점인 상황이였습니다. 우리 3살 조카가 장난으로 차도 골로 들어갈 상황이였다 이 말입니다!! 아~ 하지만, 군기 탓인가요? 아니면 초특급! 신병 공격수의 탄생을 알려야 한다는 부담감이였을까요? 전 머리를 쓰는 것 보다 힘을 택하고 공을 향해 강력한 초특급울트라파워의 힘을 빌려 슛팅을 날렸습니다. 그리고...... 세상이 하얗게 변하면서 어여쁜 천사들이 보이더니 전 스르륵 잠이 들었습니다.ㅠㅠ 기절을 해버린 것이지요.

그렇습니다. 전 을 차고 만것입니다. 어찌나 세게 찼던지 나중에 확인해보니 그 딱딱한 연병장 흙바닥이 움푹 패였있었을 정도였습니다. 훗날 이야기 듣기론 순간 지진이 나는줄 알았다는 후문이 이곳저곳에서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저로 인해서 축구경기는 당장에 중단이 되었고 몇몇 고참들이 절 업어들쳐 의무대에 후송하기에 이르렀고 진단을 받은 저의 병명은 의학적으로 지금은 기억이 없지만 오른쪽 발가락 뼈들이 산산조각이 나기에 이릅니다. 사태가 심각해 국군병원으로 후송됐지만, 그저 잘 먹고 무리만 안하면 뼈들이 알아서 다시 붙는다는 말만 믿곤 다시 사단 의무대로 옮겼습니다.

그렇게 옮기게 된 의무대는 남은 병상이 없어 왠만하면 니네 헌병대서 편히 쉬란 말을 듣고 부대인 헌병대에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이 날 이후부턴 고참들이 식판에 제 식사를 타오는 골때린 상황이 연출되었고 식사를 할 때마다 "너 참 군생활 화려하게 시작한다"란 말을 매번 듣고 "다 드셨습니까? 그럼 제가 가서 치우지요"라고 조롱(?)하며 쫄병이 고참의 밥이나 타먹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만든 장본인이였습니다. 그 날 이후 다시는 축구를 할 수 없었으며, 짬밥이 슬슬 차오르니 다시 축구화를 신기도 겁이 났습니다. 뼈들은 알아서 붙긴 했는데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아 지금은 오른쪽 엄지발가락이 사진처럼 기묘한 모양을 하기에 이릅니다.

제대후 성형외과,정형외과 다 찾아가봤지만 그냥 방법없고, 제대로 고치고 싶으면 수술을 해야 한다기에 건 아니다 싶어 그냥 이렇게 살기로 했습니다. 매번 어긋나가는 발톱을 관리해야 하는게 귀찮지만 그 날 죽지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생각해야겠지요. 이렇게 약 11년전 지금의 제 발꼬락의 괴상한 모양을 만든 그날의 지진을 일으킨 축구사건은 한동안 사단 전설로 남았습니다. 대장님 또한 애들이 어떻게 축구를 하길래 발가락이 산산조각 나냐며 한동안 축구도 금지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소중한 추억이지만 그 때를 생각하면 어찌나 겁나고 무섭던지;;ㅋㅋ 여튼 전 분명 천사들을 보았습니다. 지진도 일으켜봤구요.^^

- 공사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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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lowr.tistory.com BlogIcon 하얀 비 2009.07.03 09: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뼈들이 알아서 다시 붙는다....크헉---뭐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래도 참 무책임하죠.
    그나저나...군대에서 이런 저런 병마에 시달린 분들 참 많습니다.
    각종 부상과 더불어 말이죠.

    • Favicon of https://koozistory.tistory.com BlogIcon koozijung 2009.07.05 01: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군의관한테 그 말 처음 듣고 어찌나 충격 받았는지;;;엑스레이 사진은 죄다 뼈들이 산산조각이 나 있는데 이걸 보며 알아서 붙는다;;;;;

  2. Favicon of https://sephia.tistory.com BlogIcon sephia 2009.07.03 22: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설이 되신 분이시군요. -_-;;;

  3. 준민 2009.07.13 10: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잼있게 잘 봤습니다...한참 웃었네요..ㅋㅋ
    저도 98년 여름 군번이라 전입하고 그 주에 바로 축구했는데
    첫 게임서 온 힘을 다해서 강하게 걷어냈는데 제일 고참 웃통도
    않입은 가슴팍에 꽂았네요. 그 고참 실려가고 전 그때부터
    모든 축구 시합에 유일하게 이등병때부터 미드필드를 봤다는 ^^;;

  4. 날아올라 2009.07.13 13: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비군 훈련 갔다가 중위가 던진 훈련용 수류탄이 제 다리 사이에서 터지는 바람에 허벅지에 화상을 입고 육군병원에 실려 갔었습니다. 저를 보자마자 간호장교가 오만상을 찡그리더니 안쪽에다가 외치더군요. "오늘 수요일이니까 환자 받지 말라고 해!"
    그러니까... 수요일에는... 햄버거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다쳐서도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